#소목장세미

2017.12.24

웃어, 겨울에-보광동 계절 장터의 훈훈한 밤


2017년 11월 11일 소목장 세미 쇼룸에서 계절 장터 웃어, 겨울에가 열렸다. 행사를 찾은 많은 이들이 입동에 즈음하여 “훈훈한 기운”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웃어’ 시즌 마켓은 새 계절을 눈앞에 두고 한데 모여 서로 필요하거나 필요 없는 물품을 사고팔며 음악과 음료를 즐기고 교류하는 이벤트다. 웃어, 겨울에는 지난 초여름 같은 곳에서 있었던 웃어, 여름에의 뒤를 이어 계획된 두 번째 마켓이다. 비교적 일찍부터 유난한 추위가 시작될 거라는 일기 예보가 무색할 만큼 쇼룸은 활기로 가득했다.

제각각 상품을 펼쳐 놓은 셀러들 앞으로 차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리퀴드’ 라인 팝업전을 꾸민 서울메탈, 귀여운 순이 인형과 순이 그릇을 펼쳐 놓은 과자전, 비합리적인 가격의 빈티지 의류를 내놓은 콸리박, 비밀 레시피로 조리한 글뤼바인을 가져온 단자건즈, 하이파이브에서 선보인 오색 조명 시리즈와 각종 채소를 착즙해 만든 그린주스를 준비한 소목장 세미까지, 보고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차분하고 안락했다. 곳곳에 배치된 소목장 세미 가구와 소품의-따듯한 색과 질감을 가진 나무의 기운이 모두를 편안하게 만든 탓이었다. 효율성과 아름다움을 갖춘 조형이 공간과 어우러지며 돋보였다. 소목장 세미의 조명은 강렬하면서도 은은한 빛깔로 그에 오묘한 깊이를 더했다. 행사를 찾은 이들은 글뤼바인이나 그린주스를 한 잔씩 손에 들고 테이블을 순회하며 담소를 나눴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아니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게 더 맞겠다.

그 순간의 풍경은 일러스트레이터 황민식(MINUSIGUE)이 그린 포스터 이미지와 자연스레 연결된다. 그림 속에서 다섯 셀러와 그 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이어진 채로 해가 진 도시를 등지고 어디론가 간다.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들은 같은 곳으로 함께 가고 있다. 아마도 그곳은 익숙하고 안전하며 평화롭고 자유로운 장소일 것이다.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그곳에 잠시 머물기 위해 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