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함

2017.12.05

아시안 뮤직 파티-음악을 함께 듣는 자리


2017년 10월 14일 오후 7시 네 번째 아시안 뮤직 파티가 시작됐다.

대만 음악을 수집하는 일본의 디제이 트리오 사카타 리츠코, 히데키 야치, 키시노 유이치의 디제잉과 삼인조 밴드 해초자매와 모과의 공연이 파티 공간 왼편의 스테이지와 오른편의 디제이 덱에서 교차로 진행됐다. 사카타 리츠코→모과→히데키 야치→해초자매→키시노 유이치 순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플로어에 서 있다가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음악에 매력을 느껴 신이 났다. 그런데 또 금방 지쳐버려 잠시 쉴 곳을 찾다가 옥상까지 올라갔다. 그곳에는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내 친구였고, 나는 눈인사를 건네고는 난간 밑으로 쭉 이어지는 벤치에 가서 앉았다. 날이 쌀쌀해서 양손을 허벅지 밑에 넣었다.

새까맣지 않고 희뿌연 서울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얼마 전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생각했던 걸 떠올렸다. ‘음악은 언제 듣는 것이지?’ 뭐 그런 말. 일상적으로 자연스레 음악을 듣는 편이 아닌 나라서 그런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고 그랬겠지.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궁금하지 않겠지? 그럴 것이다. 나는 문득 음악은 이럴 때 듣지 싶었다. 그게 어떨 때를 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젠가 어떤 행사에서 누군가 박다함에게 아시아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박다함은 그 질문을 듣고 얼마간 고민하다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그 말을 들었다.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박다함은 내게 그 이야기를 하며 ‘엉킨 실타래’라는 단어를 썼다. 나는 ‘아시안 뮤직 파티’가 대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과연 아시아성이라면 여혐이겠지 말하고는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음악은 이럴 때 듣지’ 하면서 그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렇다면 그 생각을 할 때 거기 무엇이 있었는지? 보라색 노란색 바람 빠진 풍선 인형과 바람을 넣는 데 쓰는 모터. 전깃줄. 커다란 나무 테이블과 의자들. 그리고 내가 있었고 내 친구가 있었고 그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있었고. 그들은 영어로 말했기 때문에 영어 말소리. 1층에서 웅웅거리며 올라오는 음악 소리. 질주하는 자동차의 엔진음 소리. 바퀴가 도로와 마찰하는 소리. 점점 멀어지는 사이렌 소리. 외옹외옹. 냐옹냐옹.

점점 잠이 왔다. 하품이 나왔고 등이 좀 시렸고 해초자매 공연이 가까워지길래 나는 밑으로 다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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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진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