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

2017.11.29

WOO! BOOK CLUB: 북 클럽 프리뷰-정아람과의 대화


우! 스쿨(WOO! SCHOOL)은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 우(WOO)가 진행하는 스터디 프로젝트이자 우 회원으로서 스터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모임을 일컫는다. ! (!)에서 우! 스쿨이 선보인 우! 북 클럽(WOO! BOOK CLUB)은 그 프로젝트 활동의 결과물이다.

말하자면 우! 북 클럽은 페미니즘의 가치를 공유하는 독자와 디자이너가 만나는 열람실이다. 구체적으로는 열람실 안에 페미니즘과 퀴어를 다룬 책으로 가득한 서가를 만들고, 책의 글귀를 필사할 수 있는 장치와 페미니즘 도서를 디자인한 여성 북 디자이너를 초청해 대담을 마련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지난 8월 이후 우! 북 클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소 가까이서 지켜본 나는 행사 시작을 며칠 앞둔 시점에 도서 목록을 작성한 북 코디네이터 정아람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우! 북 클럽의 근간이 될 목록을 꾸민 과정과 그것을 겪으며 품은 고민이 궁금했다. 우리는 2017년 10월 9일 저녁 6시 안국동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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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아람: 저는 하이파이브! (짝!)에서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 우(WOO)의 스터디 팀 우! 스쿨이 준비하는 우! 북 클럽 도서 목록을 구성한 정아람이라고 합니다. 서점이자 프로젝트 공간인 더북소사이어티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우! 북 클럽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아람: 우! 북 클럽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여러 사람들이 여성 디자이너의 작업물과 그들 작업물이 속한 페미니즘 혹은 퀴어 범주의 또 다른 책들을 맘껏 열람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여기서 세 가지 프로그램을 여는데, 그중 하나는 제가 구성한 도서 리스트에 대해서 설명하는 자리고요. 또 하나는 여기 속한 몇 권의 책을 만든 여성 디자이너들을 초대해서 여성 디자이너로서 페미니즘 책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예요. 그건 디자이너 김소미, 오새날 씨가 진행할 예정이에요. 나머지 하나는 여기 와서 책을 읽는 분들이 감명 깊게 읽은 대목을 노트에 적어서 한구석에 붙여놓을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문객이 그걸 보고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필사 장치를 마련할 거예요. 그건 디자이너 김동신 씨가 준비하고 있어요.

Q: 아람 씨는 도서 목록을 작성하는 역할을 어떻게 담당하게 됐나요?

아람: 우(WOO) 활동을 하고 있는 워크스의 연정 씨와 하림 씨가 작년에 ‘리딩숍’이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요. 제가 책 소개하는 일을 하고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으니 함께 기획해보고 싶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다른 친구들과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저를 떠올린 것 같아요. 진행을 하다가 잠시 멈췄는데, 같은 기획의 연장선상에서 다른 자리를 만들게 될 것 같다고 했어요. 그게 지금 준비하고 있는 우! 스쿨 북 클럽이었고요.

Q: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셨는지 설명해주세요.

아람: 어떤 책들을 이 자리에 두면 좋을지 일단 고민했어요. 그 책들이 현재 판매 중이어야 하니까 검색을 해서 리스트를 구성했고요. 책정된 예산에 맞춰서 구매해야 했기에 ‘이 책은 다른 책과 유사한 소재를 다루네’ ‘이 자리에서 저 책은 다른 책에 양보하자’ 하면서 리스트를 다듬었어요.

Q: 일단 맘에 드는 책들을 모아놓은 다음 소거하는 방식으로 구성하신 건가요?

아람: 네. 일차적으로 구성할 땐 ‘이 책은 반드시 들어가야지’ 하는 직감만으로 책을 넣었고, 이후에 ‘이게 왜 여기 있어야 하지?’라는 질문을 갖고 타이틀과 목차가 보여주는 언어를 보면서 걸러 내는 과정을 거쳤어요. 온라인상으로는 정보값만 볼 수 있고 검색으로 찾지 못하는 책도 많기 때문에 예전에 도서관을 다니면서 봤던 것들 중 기억하는 것도 넣었고요. 페미니즘 북카페 두잉이라는 곳에 처음 가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해놨는지, 특히 서가를 어떤 식으로 구성했고 키워드별로 어떤 책을 넣었는지 봤어요. ‘아 이런 책이 있었구나’ 하면서 우! 북 클럽에서 소개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따로 모아 반영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리스트를 만든 다음 인터넷 서점에서 일괄적으로 구매했죠. 온라인 서점의 대량 구매팀 과장님과 진행을 했고.(웃음) 어려웠던 점은 추석 연휴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 배송을 어떤 식으로 할지 생각을 못 하고 있다가 추석 전 월요일에 당장 대량 구매팀에 문의했고, 그 다음 날 견적을 주고받으면서 출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정받고 결제했죠. 이번 주 수요일(10월 11일)에 파주 창고에서 퀵으로 서가가 들어갈 공간에 곧장 보내기로 했어요. 책을 받으면 지금 작성하고 있는 이 리스트의 청구 기호를 라벨지에 인쇄해 책에 붙이고 설치를 마칠 예정입니다.

Q: 행사 소개문을 보면 페미니즘과 퀴어의 관점과 논리를 다룬 책을 선정하고, 그중에서도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를 담으려고 한다는 말이 있는데…

아람: 그 부분이 리스트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디자인 정책 연구 모임에서 운영하는 건데, 실제 정책을 조직하고 제안하는 절차와 관련한 책이 있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 과정에도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거잖아요. 이 서가에는 말하자면 이론적인 바탕, 세계관의 바탕을 이루는 책이 많이 있어요. 인문 사회과학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거든요. 의식을 바꾸고 그걸 실천하게끔 이끄는 텍스트가 인문 사회과학이라는 것을 작업하면서 새삼 느꼈어요.

Q: 아람 씨의 철학이(웃음)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람: 제 관심 분야이기도 하고.(웃음) 참, 어제 책을 읽다가 알게 된 건데요. 우리가 쓰는 말도 일종의 형상이잖아요. 형상이라는 건 하나의 이미지인데, 즉 문자라는 형상을 이미지로 만들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건 디자이너의 역할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태도가 언어에 포함된 철학적이고 사상적인 부분까지 조형하는 게 아닌가 하는 물음이 번뜩였어요. 이 책들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디자인을 얘기할 때, 특히 페미니즘 도서를 만든 디자이너를 초청해서 대화한다고 할 때, 이 공간을 구성한 사람으로서 그런 관점을 제안해볼 수 있지 않을까? 디자인 관련한 이론적인 지식이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프리뷰 때 살짝이라도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Q: 어쨌든 프리뷰도 기록이 남을 테니까 지나가는 말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람: 제가 개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타이틀이 갖는 문자 그대로의 힘이나 의미, 문자 그대로 표출하는 메시지만으로도 여기에 이것들을 모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목만으로 사회와 연결시킬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재밌었어요. 행사 시작일에 맞춰서 우! 북 클럽의 도서 목록 리스트 포스터가 나올 예정인데, 빼곡하게 들어찬 책들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거예요. 그건 워크스가 준비 중이고요.

Q: 카테고리별로 라벨이 붙으니까, 분류되어 있는 것이 시각적으로 보이니까 타이틀이 더 강조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아람: 그런 것 같아요. 이걸 분류하지 않았다면, 이 책들이 서 있는 체계가 잡히지 않았다면, 이 서가가 어떤 요소들로 구성돼 있는지도 잘 안 보일 것 같고. 제목이 가진 상징성 같은 것도 키워드가 달려 있으니까 좀 더 명확해지지 않나 싶고.

Q: 분류에 대한 얘기를 해볼게요. 어떤 식으로 접근하셨는지, 말하자면 카테고리는 어떻게 나눴는지, 어떤 필요에 의해서 혹은 어떤 의도로 나눴는지 얘기해줄 수 있나요?

아람: 일단 분류 기호에서 영어 대문자로 시작하는 대분류는 도서관에서 활용하는 한국십진분류법 체계를 따랐어요. 이게 왜 필요했느냐면, 어떤 영역의 책이 이 서가에서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야 제가 책을 선별할 때 균형을 맞출 수 있으니까. ‘이쪽 부분에 많이 치우쳐 있으니까 저쪽 부분을 더 갖고 와야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고요. 보는 사람 역시 ‘이 책이 크게는 이런 범주에 속해 있구나’ 하며 정리할 수 있잖아요. 대분류 다음 키워드도 한국십진분류법을 참고했지만, 서가 규모에 맞춰서 축약한 부분이 있어요, 노동과 경제를 한꺼번에 묶은 것처럼. 반면 좀 더 세분화한 항목도 있고요. “엄마학” 같은 건 없는 말일 거예요. 제가 평소에 갖고 있던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하고, 유구한 가부장 체제에서 엄마라는 여성의 문제가 아직 미궁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주제를 다룬 책들을 엄마학이라는 이름으로 분명하게 드러내고 싶어서 붙였어요.

키워드의 흐름에 따라서도 페미니즘의 범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엄마라는 것, 성폭력, 남성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다양성… 페미니즘의 역사에서 급진적인 노선을 들여다보면 이분법적인 젠더 규범을 깨는 시도로 이어지는데, 그에 대한 논의가 이 공간에서 많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알고 있던 게 실은 대단히 진부한 것이었음을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거죠. 그래서 다양성이라는 카테고리에 여성성이나 남성성에 대해 질문하는 책들을 넣었고, 흑인 페미니즘 이슈도 넣었고, 한국 다문화주의 관련해 페미니즘적으로 접근하는 책도 넣었고요. 또, 성적인 다양성을 다루는 책들을 통해서는 차이라는 시각을 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그 안에서 어떤 여성인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잖아요. 그 ‘어떤’이 신체적 남성으로서의 여성일 수도 있고, 한국인이 아닌 혹은 백인이 아닌 다른 여성일 수도 있고.

Q: 그 ‘어떤’이라는 자리에 들어갈 많은 단어들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리스트인 것 같아요. 페미니즘 범주에 굉장히 다양한 책들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짐작을 시각적인 자료로 한눈에 확인하니까 새롭고요.

아람: 제가 공학이나 과학 분야 신간을 뒤늦게 알게 됐어요. 컴퓨터공학, 진화생물학 쪽에서 괜찮은 신간이 나왔는데 그런 것들을 추가적으로 넣으면 좋겠네요.

Q: 그럼 이 목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거나 업데이트시킬 계획도 있나요? 개인적인 작업이 되겠지만.

아람: 그러려면 우! 북 클럽 결과물을 만든 과정보다 더 깊이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단순 열람실이 아니라 아카이브로서 책을 구비하는 곳의 운영자가 어떤 관점으로 책을 선별하고, 책들이 모였을 때 어떤 의미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지도 좀 취재해봐야 될 것 같고. 책을 계속 지켜봐야겠죠. 동시대에 생산되고 있는 책들. 재밌긴 하겠는데.(웃음)

Q: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것 같긴 해요. 아람 씨는 이걸 했고, 다음은 또 다음 사람들의 몫이니까.

아람: 그렇게 생각해요. 이걸 접한 사람 중에서 여기 감흥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자기만의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고.

Q: 리스트에서 윤원화 씨 추천사를 봤는데 마지막에 독자를 호명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방식이 좀 재밌는데, 여기에 대해 어떤 생각이 있으신가요?

아람: 리스트를 구성하기 전에 우선은 어떤 공간을 만들지 생각했는데, 아주 크게는 이것저것을 떠올려봤어요. 동시대를 살고 있지 않은 미래 세대의 독자가 봤을 때 ‘아 이 책이 나온 이 시대의 상황은 이랬구나’ 하면서 당대 상황으로 접속할 수 있게끔 하는 책들이 여기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이건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고, 퀴어락이나 서울아트시네마 같은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결국 사회 문화적인 유산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유산도 앞 세대가 만들어놓은 것이고요. 세대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그러다 보니까 미래 독자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레 했고요. 그리고 어차피 모든 중요한 도서를 다 담을 수 없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겐 자기 리스트로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 호기심과 관심을 촉발하는 매개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준비하면서 맞닥뜨린 고민이나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아람: 페미니즘과 퀴어를 다룬 책으로 서가를 꾸미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 책들이 놓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활동과 연관시켜 생각해봐야 되겠더라고요. 우(WOO)라는 디자이너들이 조직한 모임에서 마련한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책이 들어가는 명분을 생각하게 되는 것… 고민이라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책을 망라할 수 없으니 어떤 관점으로 여과된 책들이 여기 남게 될 텐데, 그게 마치 끝까지 선택받은 책처럼 보이잖아요. 특권을 받은 책 혹은 대표성을 띄는 책으로 얘기될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저는 여기 모인 이 책을 통해서 다른 책으로 건너갈 수 있다는, 여기 보이지 않는 다른 책들이 존재하고 그 책들과 연결된 어떤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어떤 걸 배제하고 남은 것들이 여기에 모였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제가 그런 식으로 엄정하게 판단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건 적합하지 않은 태도라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늘 ‘비가시적이라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는 것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어서,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어려웠던 점은 배송 문제.(웃음) 발등에 불 떨어지듯 연휴 바로 직전까지 처리했죠. 그리고 또 청구 기호 만드는 일은 해본 적이 없어서 어려웠고요. 체계를 확립하고 그걸 표시해야 했는데,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그 기준을 사용하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에 알아보면서 ‘도서관이 지식 체계를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책을 판매하는 것과 보존용 도서를 선별하고 공공에 제시하는 것이 역시 다른 일이고, 나는 후자가 더 재밌다.(웃음) 확실히 공공성이라는 부분에서 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책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그 수익으로 책이 재생산되도록 기능하는 공간은 중요해요. 우! 북 클럽 서가에는 율리아 본(Julia Born), 이르마 붐(Irma Boom) 등 저명한 여성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책도 있는데, 일터인 북소사이어티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저도 쉽게 구입할 수 있었어요. 유통은 일차적으로 지역과 지구적으로 생산되는 제작물을 현지에 전달하는 기능이 있죠. 하지만 시장만능주의적인 유통은 교육이나 윤리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 있거든요. 저는 상품으로서의 책보다 교육·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책을 다루는 부분이 더 보람차고 재밌어요.

Q: 소회가 드러나네요.(웃음)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 목록과 책들이 어떻게 쓰이길 기대하는지 묻고 싶네요.

아람: 열람실이 4일 동안만 열리고, 그 후 이 책들의 향방은 논의 중이에요. 어쨌든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이 목록이 남을 텐데요. 어떤 식으로든 여기서 만난 사람과 책이 서로 다시 찾아볼 필요가 생기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는 굉장히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책 읽기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읽은 것을 실천 영역에서 발휘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기 모은 책들만으로 어떤 반향을 단정할 수 없지만, 그게 잠재되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또 하나는, 어제 인문 잡지를 보다가 독서도 특권이라는 얘기를 읽었어요. 책에서 지식을 구할 수 있을 만큼 시간, 재화, 정신적인 여유가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결핍된 척박한 환경에 놓인 사람은 책을 접하기 어려울 수 있잖아요. 적어도 여기 우! 스쿨 북 클럽에 모인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그들보다 좀 더 나은 환경에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북 클럽이 그런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도 넌지시 던져보고 싶어요.

Q: 뭔가 아람다운 결론.(웃음) 좋아요. 기대할게요.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아람: 생각할 기회가 없었는데 공간에 대한 상을 갖게 되고 좋았어요. 저는 사람들을 마주하고 반응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이구나, 어떤 점을 가진 사람이구나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나를 객관적으로 보질 않아서 그랬는지 내가 진짜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사람들 만나고 조직하고 노동하면서 알게 되는 것 같아요.

Q: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비슷한 생각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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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정아람은 2017년 10월 13일 오후 8시 하이파이브! (짝!)의 두 번째 이벤트 북 클럽 프리뷰에서 책을 선별한 관점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동료 박재용과 목록의 책 제목들을 주고받아 낭독하는 북 디제잉(국내 최초)을 선보였다. 도서 목록은 워크스에 의해 한 장의 포스터로 제작됐다.

하이파이브! (짝!)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 스쿨은 2017년 12월 8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에서 열릴 전시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에 협력 프로젝트로 참가해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획·진행
워크스(이연정·이하림), 김동신, 김소미, 정아람, 오새날

집기 디자인·제작
소목장 세미

사진
김진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