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클스

2017.10.06

식충? 쿠보탄? ASAP?


이 글은 2017년 10월 13일 하이파이브의 협동 이벤트 ! (!)에서 진행될 쿠보탄을 활용하는 여성 호신술 워크숍 ‘식충 쿠보탄 ASAP’의 오리엔테이션에 해당한다.


   식충? 

“식충식물이 자라는 곳은 질소나 인 등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얻기 힘든 척박한 곳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이 식충 활동인데, 이는 극단의 상황에서 생태 피라미드를 역전하는 현상입니다. 식물의 포충 활동은 현실을 뒤집고자 사력을 다하는 여성의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합니다. 파리지옥, 끈끈이주걱, 벌레잡이통풀 등 식충식물의 습성과 형태를 살펴보고, 오래도록 무르고 수동적인 존재로 여겨왔던 나무를 조각하여 호신용품인 쿠보탄(クボタン)을 직접 만들어봅니다.”

2017년 8월 19-20일 프레클스에서 햇빛학교 두 번째 수업 ‘식충 쿠보탄’이 열렸다. 호신용품인 쿠보탄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워크숍에 참가한 모든 이들에게는 타투이스트 Sappho의 그림 엽서, 편백나무 막대, 스케치용 연습지, 군번줄 모양의 열쇠고리가 든 키트가 제공됐다. 참가자들은 소목장 세미의 지도에 따라 자신이 디자인한 형태로 편백나무 막대를 깎아 유일무이한 쿠보탄을 제작했다. 조각도에 깎인 편백나무 조각이 테이블 위로 떨어질 때마다 향이 솔솔 났다.


   쿠보탄? 

쿠보탄은 길이 14 센티미터 직경 1.6 센티미터 정도의 호신용품으로, 간단히 말해 작지만 위력적인 무기다. 주로 알루미늄, 나무, 플라스틱, 황동, 강철 등의 단단한 소재로 만들며 형태는 다양하다. 크기가 작고 휴대성이 강해 상대의 급소를 신속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끝부분에 고리를 달면 열쇠고리로 더할 나위 없어 평소에는 그렇게 사용하길 권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열쇠가 달린 쿠보탄은 그 위력이 한층 배가된다. 도리깨처럼 휘두를 수 있으니까.

이는 고소쿠류 가라테 창시자이자 국제 가라테 연맹 회장인 쿠보타 타카유키에 의해 개발됐다. 쿠보타는 1977년 로스엔젤레스 경찰국에 이를 처음 소개하며 여성 경찰관에게 사용법을 훈련시켰다. 그리고 곧 쿠보탄은 화제가 됐다. 다루기 힘든 용의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무기로 알려지며 태도 교정기(instrument of attitude adjustment)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것. 그러나 실제 사용법은 그리 쉽지 않다. 위협 상황에서 ‘자기방어’를 해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격투기 경험과 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SAP? 

ASAP는 ‘가능한 빨리(As Soon As Possible)’ 익혀 활용할 수 있는 ‘반 성폭력 프로그램(Anti Sexual Assault Program)’이다. 여성의 경험, 성범죄 관련 법제, 성범죄의 속성을 고려하여 ‘가장 한국적이고 현실적인’ 여성 호신술의 보급을 목표로 개발됐다. 단순히 완력에 저항하는 기술뿐 아니라 ‘폭력’ 자체의 속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해 어떻게 성폭력을 예방하고 퇴치할지를 전반적으로 다루며, 언어 폭력이나 성희롱 등 국내 정당방위 범주에서 물리적 저항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ASAP의 커리큘럼을 대략 살펴보자면, 성폭력 상황에 대해 ⑴위기 감지 ⑵설득-비물리적 대응 ⑶저항-물리적 대응 ⑷탈출 후 위험 요소 최소화의 4단계로 심리적·신체적·사회적 대응을 취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삼는다. 특히 물리적 대응에 있어서는 4가지 기본 원리 동작인 ⑴밀기 ⑵당기기 ⑶비켜돌기 ⑷주저앉기를 집중 훈련하고 실제 상황에 가까운 모의 상황 연습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저항 능력을 키울 수 있게끔 지도한다.

하이파이브에서는 ‘식충 쿠보탄 ASAP’라는 제목으로 햇빛학교 ‘식충 쿠보탄’ 수업 참가자와 다시 만나 직접 만든 쿠보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호신술을 체득하는 시간을 갖는다. 워크숍은 강사 ‘류운’과 ‘가는달’의 지도 아래 맨손으로 시작해 ASAP의 4가지 기본 동작을 익히고, 쿠보탄이나 핸드폰 등을 활용해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는 실습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강사 소개! 

류운: 한국형 여성 호신술 ASAP 개발자이자 대표 강사. 많은 무술 지도자들이 여성 호신술을 가르치면서도 “사실은 이런 거 못 써먹어”라고 말하는 상황에 자괴감을 느끼고 정말로 빨리 배워서 쉽고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호신술을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2009년 ASAP를 세상에 알렸다. 이후 많은 공공 기관, 기업, 학교 및 개인을 대상으로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아가기’를 전파하고 있다.

가는달: ASAP 강사. 그레이시 주짓수 ‘WOMEN EMPOWERED COURSE PINK BELT’ 보유. 현재 ‘MASTER CYCLE’ 수련 중. 작고 겁 많은 사람. 운동을 싫어하는 방구석 인간으로서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호신술을 찾다 ASAP에 입문했다. 강하고 멋진 사람으로 앞서 나가진 못해도 “저 사람이 하면 나도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롤모델은 가능할 것 같아 호신술 강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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