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브

2017.09.20

어쩐지 궁금한 연구원의 하루하루 ⑴


7월 7일
하이파이브에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친절한 제안을 받았다. 물론 나는 수락했다. 통과의례는 없었다. 그게 더 낫다.

7월 8일
하이파이브가 뭔지 모르겠다. 나는 삼백오억 살이고, 이름은 김봇자, 생활인이다. 거짓말이고 나는 하이파이브가 뭔지 잘 알고 있다. 하이파이브가 하이파이브지. 그것은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치는 일이다. 혼자선 불가능하다. 그건 박수지. 그렇다면 둘 이상, 셋이나 넷 혹은 다섯이서도 가능할까? 물론, 이론적으로는, 해본 적은 없어도.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가? 글쎄,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7월 15일
틈틈이 하이파이브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망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감. 당장 2주 뒤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큰일임.

7월 17일
기록 작업에 대한 거친 계획을 세워서 보냈다. 기획 주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다섯 팀을 개별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 이후는 각 이벤트 전반을 밀접하게 소개하는 방식을 그때그때 알맞게 채택하면 될 듯. 하지만 수정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7월 26일
도진 씨를 가장 먼저 만나기로 했다. 다른 팀도 차례대로 약속 잡고 있다.

7월 27일
청년허브 전체 모임(?) 참석 못 함. 간다고 해놓고 안 감.

7월 31일
프레클스에서 도진 씨 만났다. 이런저런 고민 나누느라 얘기가 길어졌다.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이야기를 모으고 엮어 내는 일 정말 어렵다. 말이 제일 쉽다. 하이파이브 프로젝트에 대한 세세한 궁금증을 해결했고. 큰 그림을 대충 그릴 수 있게 된 듯. 긴장도 좀 풀렸다.

8월 2일
퇴근하고 햇빛서점에서 철희 씨 만났다. 가는 길에 시장에서 복숭아 샀다. 복숭아가 든 노란 비닐 봉지 철희 씨 안겨드림. 작년 밤처럼 도란도란 대화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 보면 지치잖아.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감을 했다. 왜 내가 기운 얻는 기분인지?

8월 8일
혜미 씨랑 보광동 버스 종점 근처 식당에서 냉칼 먹었다. 열무 김치 들어간 차가운 칼국수. 요즘 이것만 먹는대. 나와서 좀 걸었다. 이분은 걸음이 빨라서 항상 앞서 간다. 어렸을 때 다니던 목욕탕이 그대로 있었다. 카페에 가서 인터뷰했다. 각 잡고 얘기하니까 어색했지만 또 좋았다.

8월 11일
워크스에서 워크스 만났다. 연정 씨랑 하림 씨 말고도 여러 명이 일하고 있었다. 뭔가 분주함이 느껴졌다. 일하고 사는 얘기를 오래 했다. 우리는 왜 일하고 살까? 그냥 살기도 바쁜데. 준비해온 질문을 하는데 내가 좀 헤맸다. 그런데 또 선물을 이만큼 쥐여주셨다. (…) 눈물.

8월 13일
소목장 세미 쇼룸에서 ‘숨은 별미의 고수: 헨키친’을 진행함. 좀 늦게 도착했는데 문 여니까 익숙한 얼굴들이 반겨줬다. 왠지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보기 드문 풍경이라 놀랐다. 나를 방해하고 위협할 만한 변수가 전혀 없다는 믿음이 느껴진달까… 카페트와 좌식 테이블 세팅과 또 다른 가구들과 조명과 그릇과 아름다운 음식과 그걸 즐기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아우라겠지. 구석탱이에서 사진 찍는 내가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들락날락했다. 더 방해된 건 아닌지. 끝나고 헨 씨 요리 먹었는데 대충격. 오래 잊지 못할 듯.

8월 16일
프레클스에서 전체 회의 시간을 가졌다. 각 팀별로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벤트 진행한 팀은 정산하고 보고할 게 많은 듯. 일단 가장 시급한 과제가 대관할 공간을 찾는 것이어서 그것부터 해결하기로. 보광동에 폐업한 여관 건물과 폐업한 요양원 건물이 매물로 나왔는데 단점이 몇 있었다. 한편, 눈여겨봤던 곳을 며칠 뒤에 다 같이 한번 들르기로.

8월 18일
10월 합동 이벤트 진행할 공간을 섭외하기 위해 답사를 갔다. 마침 운영진 분과 연결이 되어 미팅을 했다. 우리가 누구인지 뭘 하고 싶은지 설명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처럼 보였다.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해서 다시 얘기하기로. 행사 공간 선택의 주안점은 무엇일까? 어쨌든 양쪽 모두 시너지를 얻어야 할 테고 그러려면 서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겠다. 그리고 우리 행사 경우엔 전시와 더불어 파티가 계획돼 있으니 그에 적합해야 할 것. 언제나 그렇듯 예산은 많지 않고 제약은 적지 않음. 자리를 옮겨 얘기를 더 하다가 헤어짐.

8월 21일
퇴근 후 을지로에서 다함 씨 만났다. 곧장 성대 앞 이상한 중국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스코틀랜드 국수래. 그 집 와이파이 아이디: UNICORN, 비밀번호: 12345678. 그리고 자리를 옮겨 대화를 했다. 다함 씨 작업에 관해선 내가 좀 >맥락맹<이라 좀 집요하게 굴었다. 지쳐 쓰러지심.


오늘부터 소목장 세미 공사 현장으로 출근. 연신내 부근.

8월 29일
대관 장소를 정했다. 그곳에서 그곳 운영진 분들과 회의를 했다. 행사 내용, 일정, 공간 사용에 관해 논의함. 서로 원하는 방향을 조율했는데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부분은 없었다. 이제 계속 다듬어가면 될 것. 나쁘지 않아 보임. 근처 카페로 이동해서 회의 내용 토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몇 있다. 시간은 빨리 흘러가. 그런데 여럿이 내는 기운이 좋더라.